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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사회/교육

[그래도 사람2] 작은 학교에 '희망'을 칠하는 양양 키다리 아저씨

[리포트]

[이아라 기자]
'우리 이웃의 따뜻한 나눔 현장을 찾아가
나눔에 함께 참여하는
'그래도 사람' 순서입니다.

오늘은 제가
양양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양양에서 도색업체를 운영하는 김재식 씨,

학교 외관을 꾸미는 건
꿈도 못꾸는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지난 2013년부터 '학교 도색 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모교인 양양 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다른 학교들보다 사정은 좀 낫지만
페인트 등 재료비를 사기엔
학교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

김재식 씨가 모교 후배들을 위해
거액의 사비를 보태
직접 페인트 롤러를 들었습니다.

크레인을 타고,
4층 높이의 학교 외벽을 색칠하는 일에
함께 참여해봤습니다.

20분 가량, 겨우 귀퉁이 한쪽을 칠했는데
벌써 어깨가 아픕니다.

크레인 위에서 진행되는
작업 시간 내내 너무 긴장한 탓인지,
몸이 점점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김재식 씨는
생업을 잠시 뒤로 미뤄둔 채
이같은 봉사를 9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김재식/ 양양 키다리 아저씨]
더 밝은 환경이 주어지면 아이들의 (더 나은) 모습들을 조금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거죠.'

이렇다보니 양양에서 김재식 씨는
'키다리 아저씨'로 불립니다.

지금까지 무려 80개 학교가
아저씨의 손을 거쳐 새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전교생이 3명뿐이었던 양양 오색분교는
지난 겨울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새로 단장한 뒤
2명의 전학생을 맞이했습니다.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는 놀라운 일도 생겼습니다.

[노영철/ 양양 오색분교 6학년]
'오색 분교는 아직 칠해져 있지 않으니까 뭔가 그랬는데,
(방학 끝나고) 딱 오니까 칠해져 있어서 좋았어요.'

[김강연/ 양양 오색분교 2학년]
'방학 때 한번 와봤는데 여기 좋아서 (전학) 오게
됐는데 지금도 좋아요.'

학교 담장을 꾸며주던
키다리 아저씨를 떠올리며
아이들은 새로운 꿈도 생겼습니다.

[김강연/ 양양 오색분교 2학년]
'만화가가 꿈이에요. 만화가 너무 재밌어서 그 만화를
새로운 걸 만들면 좋을 거 같아 가지고'

작은학교들의 딱한 사정을 들으면
아저씨는 더 마음이 간다고 말합니다.

[김재식 / 양양 키다리 아저씨]
'어떻게 보면 마지막 남은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니까 분교가.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애착이..'

이런 아저씨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작은학교와 마을들은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서예원/ 양양 현성초등학교 6학년]
'예전에는, 이렇게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폐교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벽 칠하고 저쪽에도 칠한
게 있는데 (학교를) 조금 더 활기차게 다닐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저씨는 2년 전 고성지역 산불로
집을 잃은 한 아이가
자신이 학교 복도에 그려준
'스마일 마크'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김재식/ 양양 키다리 아저씨]
'아이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해도 위로가 될까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마일 캐릭터를 그려줬는데, 그걸 보고
그렇게 너무 좋아하니까 참 가슴이 뭉클했죠. 제가.'

YOU & ME,
아저씨가 학교에 새긴 색동 문구처럼,
지역사회가 더 환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조 양성주)
이아라
MBC강원영동 기자
양양
"기뻐할 줄도 슬퍼할 줄도 아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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